심부전 강아지는 왜 약을 여러 개 먹을까? | 하남시 심장 특화 동물병원
이름은 모두 ‘심장약’이지만 각 약이 하는 일이 다릅니다
가장 중요한 한 문장
심부전 강아지가 여러 약을 함께 먹는 이유는 같은 치료를 반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폐에 찬 물을 빼고, 심장이 혈액을 더 효율적으로 보내게 하고, 심부전으로 활성화되는 몸의 보상반응을 각각 다른 방법으로 조절하기 위해서입니다.
심장약 봉투를 받아 들고 “왜 이렇게 약이 많을까” 걱정하시는 보호자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각 약은 심부전이라는 하나의 병이 만들어내는 여러 개의 서로 다른 문제를 나누어 담당합니다. 아래에서 강아지 심장약이 하는 일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심장병이라고 모두 여러 약을 먹는 것은 아닙니다
보호자분들이 심장약 봉투를 보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 “심장약이 왜 네 종류나 되나요?”
- “비슷한 약을 너무 많이 먹는 건 아닌가요?”
- “한 가지 약으로 치료하면 안 되나요?”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심장병의 단계에 따라 필요한 약이 전혀 다르다는 점입니다.
강아지에서 가장 흔한 심장질환 중 하나인 점액종성 승모판질환(MMVD)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 B1 단계: 심장비대가 뚜렷하지 않고 심부전도 없는 단계
- B2 단계: 증상은 없지만 심장비대가 진행된 단계
- C 단계: 폐수종 등 울혈성 심부전을 경험한 단계
- D 단계: 일반적인 치료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진행성 심부전 단계
B1 단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심장약을 시작하지 않고, B2에서는 조건을 충족할 경우 pimobendan을 사용합니다. 여러 종류의 약이 본격적으로 필요해지는 것은 폐수종 등 실제 울혈성 심부전이 발생한 C 단계 이후입니다.
즉, 약 개수가 많은 것은 단순히 “심장병이 있으니 약을 많이 주는 것”이 아니라 질병의 여러 문제를 동시에 조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림 1. 심장병 단계에 따른 약물 처방
2. 첫 번째 축 — 이뇨제: 폐에 찬 물을 빼는 강아지 심장약
대표 약
Furosemide(푸로세미드), Torsemide(토르세미드)
울혈성 심부전에서 보호자의 눈앞에 가장 직접적으로 효과를 보여주는 약은 이뇨제입니다.
승모판에서 혈액이 많이 역류하고 좌심방 압력이 높아지면 폐혈관의 압력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결국 혈관 안에 있어야 할 수분이 폐 조직으로 빠져나오면 폐수종이 발생합니다.
이때 이뇨제는 신장을 통해 나트륨과 물을 배출시켜 혈액량과 정맥압을 낮추고, 폐에 찬 물이 빠지도록 돕습니다. 쉽게 표현하면 이뇨제 = 폐수종을 없애고 다시 차는 것을 억제하는 약입니다. 울혈성 심부전에서 loop 이뇨제는 치료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많이 쓸수록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뇨제가 부족하면 폐수종이 다시 생길 수 있지만, 너무 강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탈수
- 혈압 저하
- 신장수치 상승
- 전해질 변화
- 식욕 저하와 무기력
💡 포인트 — 이뇨제의 목표는 “물을 많이 빼는 것”이 아니라 폐수종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필요한 용량을 찾는 것입니다.
3. 두 번째 축 — 피모벤단(Pimobendan): 심장이 더 효율적으로 일하게 돕는 약
Pimobendan은 단순한 ‘강심제’라고만 설명하기에는 조금 더 복합적인 약입니다. 두 가지 중요한 작용을 합니다.
① 심장 수축을 효율적으로 돕습니다
심장이 한 번 수축할 때 혈액을 앞으로 보내는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② 혈관을 넓혀 심장의 부담을 줄입니다
심장이 혈액을 밀어내야 하는 저항을 낮추어 같은 일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즉, Pimobendan = 심장이 더 효율적으로 혈액을 보내도록 도와주는 약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래서 학문적인 용어로 inodilator(inotropy + vasodilator)라고 합니다.
QUEST 연구에서는 MMVD로 울혈성 심부전이 발생한 개에서 pimobendan을 기존 치료와 병용했을 때 benazepril 기반 치료보다 임상 결과가 개선되었습니다. 또한 EPIC 연구에서는 아직 심부전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심장비대가 있는 B2 단계에서 pimobendan이 심부전 발생 또는 심장 관련 사망까지의 시간을 연장했습니다.
4. 세 번째 축 — ACE 억제제: 몸의 ‘과도한 비상체계’를 낮추는 약
대표 약
Benazepril(베나제프릴), Enalapril(에나라프릴), Ramipril(라미프릴)
심장의 혈액 공급 능력이 떨어지면 몸은 이를 위기로 판단합니다. 신장은 “혈액이 부족하다”라고 인식하고 혈압과 순환혈액량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호르몬을 활성화합니다. 그중 중요한 것이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AAS)입니다.
처음에는 혈압 유지에 도움이 되지만 이것이 장기간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혈관 수축
- 나트륨과 수분 저류
- 심장의 부담 증가
ACE 억제제는 이 보상체계의 일부를 억제합니다. 쉽게 표현하면 ACE 억제제 = 심부전 때문에 몸이 과도하게 작동시키는 ‘혈압·수분 보존 시스템’을 낮춰주는 약입니다.
ACVIM 합의문은 stage C MMVD의 만성 관리에서 ACE 억제제를 사용하는 접근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의 MMVD에서 각 약제 조합의 임상시험 결과가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니므로, 실제 처방은 환자의 혈압·신장기능과 질병 상태를 함께 고려합니다.
5. 네 번째 축 — 스피로노락톤(Spironolactone): 단순히 ‘약한 이뇨제’가 아닙니다
Spironolactone도 이뇨제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보호자분들이 이렇게 묻기도 합니다.
“이미 furosemide를 먹는데 왜 이뇨제를 또 먹나요?”
하지만 심장병에서 spironolactone을 사용하는 주된 이유를 ‘물을 더 빼기 위해서’라고만 생각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Spironolactone은 알도스테론이 작용하는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입니다. 알도스테론은 나트륨과 수분을 보존하고 심혈관계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는 호르몬입니다.
따라서 심부전에서 spironolactone은 추가로 소변을 많이 보게 하는 약이라기보다, 심부전에서 과도해지는 알도스테론의 영향을 막는 약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BESST 연구에서는 MMVD로 울혈성 심부전이 발생한 569마리의 개에서 furosemide와 함께 benazepril + spironolactone을 사용한 군이 benazepril만 추가한 군보다 360일 이내 심장 관련 악화 또는 사망 등의 복합 평가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림 2. 각 약물의 역할
6. 결국 네 가지 강아지 심장약은 서로 다른 일을 합니다
| 약의 종류 | 가장 쉽게 설명하면 | 주된 역할 |
|---|---|---|
| Furosemide / Torsemide | 폐의 물을 빼고 체액의 양을 줄이는 약 | 폐수종·울혈 조절 |
| Pimobendan | 심장이 더 효율적으로 일하게 하는 약 | 심장 수축 보조 + 혈관 저항 감소 |
| ACE 억제제 | 몸의 과도한 혈압·수분 보존 반응을 낮추는 약 | RAAS 조절 |
| Spironolactone | 알도스테론의 영향을 막는 약 | 신경호르몬 조절 |
따라서 네 종류를 함께 사용한다고 해서 같은 약을 네 번 쓰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언덕을 올라가는 상황에 비유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이뇨제는 차에 실린 불필요한 짐을 덜어내고
- pimobendan은 엔진이 효율적으로 힘을 내게 하고
- ACE 억제제와 spironolactone은 차가 위기라고 판단해 불필요하게 작동시키는 시스템을 조절하는 것
7. 약이 많아질수록 ‘정기검사’가 중요한 이유
여러 약을 사용하는 것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각 약의 효과와 부작용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특히 확인해야 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신장수치
- 전해질
- 혈압
- 체중
- 식욕과 음수량
- 안정 시 호흡수
- 심장초음파 및 흉부 방사선 변화
예를 들어 이뇨제가 부족하면 폐수종이 다시 발생할 수 있지만 너무 많으면 탈수와 신장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혈압이 너무 낮거나 신장수치가 크게 상승한다면 현재 약의 용량이나 조합을 다시 평가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심부전 치료의 목표는 “약을 많이 먹이는 것”이 아니라 그 환자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조합과 용량을 지속적으로 찾아가는 것입니다. 실제로 진료를 보다 보면 병의 중증도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병의 진행 양상이 단순히 심장병이 존재하는 것뿐만 아니라 호르몬, 항상성 등 영향을 주는 요인이 많기 때문입니다.
8. 보호자가 임의로 한 약만 빼면 안 되는 이유
컨디션이 좋아지면 보호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제 숨도 편한데 이뇨제를 좀 줄여도 되지 않을까요?”
“약이 너무 많으니 하나 정도는 빼도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현재 편안한 이유 자체가 여러 약이 함께 작용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특히 폐수종을 경험한 강아지에서 이뇨제를 갑자기 중단하면 폐수종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식욕부진, 구토·설사, 심한 무기력 또는 탈수가 발생한 상태에서 기존 용량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항상 적절한 것도 아닙니다.
⚠️ 주의 — 약을 조절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보호자가 임의로 선택하기보다 병원에 현재 상태를 알리고 조절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림 3. 보호자가 집에서 체크해야 할 목록
9. 보호자가 기억해야 할 다섯 문장
- 심장병이라고 모든 강아지가 여러 약을 먹는 것은 아니며 질병 단계에 따라 치료가 달라집니다.
- 심부전에서 이뇨제는 폐에 찬 물을 조절하고, pimobendan은 심장이 더 효율적으로 일하도록 돕습니다.
- ACE 억제제와 spironolactone은 심부전이 진행되면서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몸의 보상체계를 서로 다른 단계에서 조절합니다.
- 약이 여러 개라는 것은 같은 치료를 반복한다는 뜻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제를 동시에 치료한다는 뜻입니다.
- 심부전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해진 약 개수가 아니라 호흡, 혈압, 신장기능과 전해질을 확인하며 각 환자에게 필요한 조합을 맞추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심부전 강아지는 왜 심장약을 여러 개나 먹어야 하나요?
같은 치료를 반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문제를 동시에 조절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뇨제는 폐에 찬 물을 빼고, 피모벤단은 심장이 더 효율적으로 일하도록 돕고, ACE 억제제와 스피로노락톤은 심부전으로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몸의 보상체계를 서로 다른 단계에서 조절합니다.
Q. 강아지 심장병이 있으면 무조건 여러 약을 먹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MMVD B1 단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심장약을 시작하지 않고, B2 단계에서는 조건을 충족할 경우 피모벤단을 사용합니다. 여러 약이 본격적으로 필요해지는 것은 폐수종 등 실제 울혈성 심부전이 발생한 C 단계 이후이며, 약 개수는 질병 단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Q. 강아지 상태가 좋아지면 이뇨제를 보호자가 줄여도 되나요?
임의로 줄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지금 편안한 이유 자체가 여러 약이 함께 작용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고, 폐수종을 경험한 강아지에서 이뇨제를 갑자기 중단하면 폐수종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조절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반드시 병원에 현재 상태를 알리고 함께 결정해야 합니다.
Q. 이미 이뇨제를 먹는데 스피로노락톤을 왜 또 먹나요?
스피로노락톤은 이뇨제로 분류되지만 심장병에서의 주된 역할은 ‘물을 더 빼는 것’이 아니라 알도스테론이 작용하는 수용체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즉 심부전에서 과도해지는 알도스테론의 장기적인 심혈관계 영향을 막는 약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심부전 강아지 심장약을 먹을 때 정기검사가 꼭 필요한가요?
네, 매우 중요합니다. 이뇨제가 부족하면 폐수종이 재발하고 너무 많으면 탈수·신장기능 저하가 생기기 때문에, 신장수치·전해질·혈압·체중·안정 시 호흡수·심장초음파와 흉부 방사선을 확인하며 그 환자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조합과 용량을 지속적으로 맞춰가야 합니다.
핵심 참고문헌
- Keene BW, Atkins CE, Bonagura JD, et al. ACVIM consensus guidelines for the diagnosis and treatment of myxomatous mitral valve disease in dogs. J Vet Intern Med. 2019;33:1127–1140. doi:10.1111/jvim.15488.
- Häggström J, Boswood A, O’Grady M, et al. Effect of pimobendan or benazepril hydrochloride on survival times in dogs with congestive heart failure caused by naturally occurring myxomatous mitral valve disease: The QUEST study. J Vet Intern Med. 2008;22:1124–1135.
- Boswood A, Häggström J, Gordon SG, et al. Effect of pimobendan in dogs with preclinical myxomatous mitral valve disease and cardiomegaly: The EPIC Study. J Vet Intern Med. 2016;30:1765–1779.
- Coffman M, Guillot E, Blondel T, et al. Clinical efficacy of a benazepril and spironolactone combination in dogs with congestive heart failure due to myxomatous mitral valve disease: The BESST. J Vet Intern Med. 2021;35:1673–1687. doi:10.1111/jvim.16155.